모두 지우기
drawing
© 이수지 《선》 2017
일상의 예술, 그림책 전

이수지

놀이와 예술

어린이들이 상상하는 세계와 어른의 현실 세계의 경계를 담는 예술적 놀이


어렸을 적, 논을 얼려 만든 동네 스케이트장에 매일 출근했습니다. 코끝 찡한 겨울 아침 얼음판 위에 서면, 고르지는 않아도 깨끗한 그 표면에 첫 선을 그을 기대로 가슴이 뛰었지요. ‘사가각’ 톱니가 경쾌하게 얼음을 긁는 소리, 차가운 얼음 위에 쏟아지는 따뜻한 겨울 햇볕, 속도를 낼수록 느껴지는 바람, 등줄기를 흐르는 땀, 얼음 위에 새겨지는 나의 궤적…. 이 기억들이 「선」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얼음판 위에 내가 그리는 선, 그림, 실수, 좌절, 지워내기, 다시 그리기, 그 모든 것이 겹겹이 쌓이는 과정들이 창작의 과정과 비슷하지요. 「선」에서는 언뜻 보면 연관 없는 두 세계가 동시에 함께 굴러갑니다. 두 개의 이야기는 서로 모른 척 평행으로 달리다가 어느 순간 만나고 헤어지지요. 그림책은 그런 서로 다른 세계를 동시에 담아내기 좋은 매체입니다. 글이 없어서 더 이야깃거리가 많은 그림책 「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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